아라렌 전기_00. 프롤로그
'처음부터 신들은
인간에게 기회를 줄 생각 따위 없었을 지도 모른다.'
비참했지만, 되려 웃음이 나왔다.
그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보았고,
지쳐있었다.
전쟁을 이용해 다시 '그 장소'를 찾아왔지만
그가 발견한 건 그저 작고 하얀 몸뚱아리 뿐이었다.
소녀는 처음 봤던 것과 다른 미소를 짓고 있었다.
그건 썩 만족스럽고 평온해보이는 미소였다.
그는 생각했다.
그리고 웃었다.
비인간적이지만,
자신을 구원해 줄 완벽한 계획에
그는 한참을 웃었다.
아니, 어쩌면 그건 웃음이라는 옷을 입은 울음이었는지도 모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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